뮤지컬 <바이칼로드>

<바이칼 로드> 작곡 멘토링

 

일정: 2022년 10월 25일(수) 21시 40분~23시
장소: 대학로 열정공장
멘토: 이선영 작곡가
멘티: 김민정 작가, 김지영 작곡가 

 

<바이칼 로드> 2차 작곡 멘토링은 새롭게 변경한 곡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작품 전체에 대한 멘토링뿐만 아니라 김지영 작곡가가 평소 뮤지컬 작곡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자리였다. 이선영 멘토는 먼저 수정된 대본에 대한 감상으로 말을 열었다.  “<바이칼로드>가 여행하는 정서를 담은 뮤지컬인데 슬픔의 정서가 너무 지배되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에피소드가 많이 생겨서 좋았다.”고 했다.  

 

15번 넘버 ‘나의 세상은’은 원래 ‘내 아이’란 곡이었는데 새롭게 가사와 정서를 다듬었다. 이선영 멘토는 전에는 슬픔에 대한 절규가 컸는데 지금은 그리움의 정서가 강화되면서 엄마의 정서가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제시된 담백한 곡으로 잘 바뀌었다고 평했다. 단지 14마디 부분에서 3마디 정도에 에너지가 갑자기 확 나오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지영 작곡가는 그 부분이 엄마 소진의 다른 노래 ‘그런 날이 있잖아’에서 모티브를 차용하다보니 템포를 조절하기 어려워져서 생긴 문제라고 대답했다. 이선영 멘토는 “모티브를 차용하는 시도는 매우 좋다. 단지 곡의 터치를 소프트하게 하고 덜어낸다면 담백함 사이에 갑자기 에너지가 훅 나오는 느낌은 많이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오프닝 넘버 ‘인생이라는 여행’은 후렴구를 바꾸고 가사를 수정하면서 곡이 수정된 경우였다. 세 개의 시간이라는 설정이 빠지게 되면서 가사 수정이 불가피했다. 이선영 멘토는 “전체적으로 가사가 어색하지 않게 잘 이어졌다”고 하면서 “이전에는 여행에 관한 곡인데 너무 차분하다는 생각을 했다. 2번 넘버 ‘여행은 원래 시끌벅적’이 있어서 대비하려고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조금 더 긴장감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특히 후렴구만 나오면 드라마가 머물러 있었는데 지금 수정된 버전은 음악이 쪼여지면서 생기가 생겼다.”고 평했다. 또한 매우 작은 것이긴 하지만 “42마디 부분에서 가사 ”괜찮아“ 부분 가사가 하나씩 밀리고 있는데 어울리는지”를 물었다. 이런 방식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지만 한 번 더 검토해 달라고 했다. 또한 엔딩 부분에서 펼쳐진 길이에 비하면 너무 급하게 끝나는 느낌이 드는데 여유를 두고 끝나는 것이 좋겠다고 충고했다. 

 

김지영 작곡가는 멘토의 의견을 반영해 담담하게 쓰려고 수정한 것인데 정말 그렇게 느껴지는지, 그리고 이 음악의 톤이 엄마의 톤인지 고민이라고 했다. 이선영 멘토는 담담해 보이고 적절하게 잘 썼다고 하면서, 인물의 진정성은 본인도 비슷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진정성 있게 쓰려면 세련되면 안 되는 것인가? 진정성 있는 것이 촌스러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곡에서 음이 살짝 높은 부분이 있지만 이 부분을 진성으로 부르진 않을 것 아닌가. 진성과 가성을 섞어 부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배에서 옆에 아들이 없지만 있는 것처럼 부르는 노래이지 않나. 그런 마음이 잘 느껴졌다.”면서 이야기하듯 말하는 16분 음표가 많다 보니 템포 조절만 잘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김지영 작곡가는 “벌스(verse)는 할 말이 많아서 16분 음표로 하고 사비는 8분 음표로 하다 보니 템포 잡기가 어려웠다”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선영 멘토는 오히려 지금도 괜찮다고 말하면서 단지 벌스 앞부분 가사 “매일 아침 너의” 부분을 모두 16분 음표로 했는데 “아침” 부분만 8분 음표로 바꾸어도 조금 여유가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뒤에 나오는 부분은 다시 16분 음표로 가더라도 이 부분만 바꾸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김지영 작곡가는 실용음악과 출신이고 가요나 팝을 많이 듣다 보니 그런 구성을 많이 하게 된다. 안 그러고 싶은데 벗어날 수 있는 노하우가 있는지 물었다. 이선영 멘토는 자신도 가요만 듣는다며 벌스 코러스(verse-chorus)가 명확한 것은 큰 장점이라고 했다. 어려운 곡을 좋아하는 작곡가도 많은데 음악적으로 좋다가도 무대에서 제대로 표현되지 않으면 산만해질 수 있다. “뮤지컬은 곡 형식이 끝났는데도 갑자기 가사 2줄이 더 있는 등 음악 형식에서 벗어나는 가사가 많다. 이런 게 오히려 새로운 형식을 불러일으킨다. 음악 형식이 인식되지 않을 정도로 자유롭게 쓰는 것과는 차이가 있고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이선영 멘토는 도움이 될 만한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작곡을 하기 전에 작가가 음악적으로 맞춰서 쓴 가사가 있는지, 어떤 감정을 담아 가사를 쓴 것인지 문장별로 듣는다고 한다. “작가도 말로 가사의 감정을 일일이 설명하는 게 쉽지 않다. 그런데 그것도 하다 보면 는다. 음악적인 모티브가 붙어버리면 후루룩 쓸 수 있다. 그렇게 할 때 더 좋은 곡도 있긴 한데, 작가가 생각한 문장, 단어를 충분히 파악하지 않고 훅 쓰게 될까봐 두려움이 있다.” 

 

김지영 작곡가의 또 다른 고민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진솔하고 편안한 멘토링 과정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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