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바이칼로드>

뮤지컬 <바이칼로드> 극작 멘토링

 

일정: 2022년 11월 3일(목) 12시~13시 30분 
장소: 라이브(주) 사옥 
멘토: 김동연 연출가
멘티: 김민정 작가, 정원기 작곡가, 김지영 작곡가

 

<바이칼로드>의 멘토 김동연 연출가의 멘토링은 코러스에 대한 코멘트로 시작됐다. 코러스 캐릭터들이 한층 재밌어지긴 했지만, 어떤 식으로 등장하고 어떤 식으로 이 여행에 참여하게 되는지에 관한 장면을 보완해야 한다. 남성 코러스들은 흥미로운데 반해, 여성 캐릭터들이 약한 느낌이다. 과거에 은수를 괴롭혔던 가해자들이 무대에 나오는 게 좋은 선택일지 고민스럽다. 가해자들을 재현하는 대신, 은수가 느끼는 공포에 초점을 맞출 것을 추천한다. 

 

코러스 다섯 명 규모는 중극장 무대에 적합하기 때문에, 좀 더 인원을 줄일 필요가 있다. 코러스가 한 장면에 한 명씩 나오거나, 같이 나오더라도 각자 잠깐씩 노래를 부르는 부분이 많다. 한 명이 멀티 역할을 한다든가, 두세 명이 짝을 지어서 나오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서로 다른 캐릭터의 코러스가 투덕거리기도 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관객에게 줄 수 있어야 한다. 

 

코러스 노래 가사가 설명적이라는 점에서 아쉽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내용 설명보다는 의미를 함축하는 느낌이면 좋겠다. 서사 안에 있지 않고 따로 떼어내서 부르더라도, 가사의 의미가 살아난다면 노래의 힘이 더 커질 것이다. 좋은 예가 <라이온 킹>이다. 이 작품은 동물들의 이야기지만, 노랫말은 우리의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행의 시작은 민준이 남긴 책 때문이다. 따라서 민준이 이야기 자체를 여닫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오프닝과 엔딩에 어떤 인물이 등장하는지에 따라, 작품의 구조가 결정된다. 소진과 은수는 치유되지 않은 아픔과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안고 있다. 그런데 민준은 그 자신이 정서적으로 괴롭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수 있는 캐릭터다. 그는 이상적인 아들이자 남자친구라서 관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다. 

 

소진과 은수가 서로 누구인지 알게 된 다음, 은수가 갑자기 어른스러워지는 게 어색하다. 두 인물의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 소진이 은수의 삶마저 불행해지는 걸 바라지는 않을 것 같다. 은수는 과거 왕따를 당했고, 그로 인해 자존감이 낮을 수도 있는 캐릭터다. 그런 은수의 곁에 민준이 있었다. 그렇다면 민준이 사라진 다음엔, 은수는 더욱 불안한 상태이지 않을까? 은수가 민준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버텨왔고, 소진을 만나면서 어떤 변화를 겪게 된다는 설정이면 어떨까? 민준이 소진과 은수에게 남긴 책은 두 사람을 계속 살아가게 만드는 힘이 된다. 그 책을 계기로 누군가를 용서하고 여정을 지속해 나가는 과정을 사건과 장면으로 드러낼 수도 있다. 

 

자식을 그리워하는 소진의 노래에는 슬픔이 너무 직접적이고 감정적으로 표현돼 있다. 길게 노래하지 않아도 관객들은 그것이 어떤 감정인지 공감할 것이다. 이적의 ‘거짓말’은 부모와 이별한 아이나 유기견과 관련된 노래로 다양하게 받아들여진다. 가사에 한층 더 레이어를 쌓아서,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보편적인 공감을 끌어낼 수 있기를 제안한다. 

 

소진과 은수에게 어디서 무엇을 한다는 목표를 주어야 한다. 그들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면, 관객은 두 사람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까 봐 걱정을 하게 된다. 갈등이 어떻게 해소될까,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은 언제쯤 올까 하는 기대심리를 관객에게 심어주어야, 클라이맥스 장면이 더욱 감동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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