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조각숨>

뮤지컬 <조각숨> 작곡 멘토링

 

일정| 2022년 11월 27일(일) 14시~15시 30분 
장소| 대학로 열정공장
멘토| 김혜성 작곡가, 오세혁 연출가
멘티| 장재훈 작곡가, 곽지현 작가

 

김혜성 멘토는 장재훈 작곡가에게 넘버를 구성할 때 본능에 맡기라고 조언했다. 너무 이성적으로 곡에 접근하기보다는, 작곡가 스스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작업을 해야 한다. 글과 곡이 맞아떨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전에 너무 계획을 짜고 노래를 만들려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글과 곡이 충돌한다면 그때 가서 빼버리면 된다. 무엇보다 순간순간 즐기는 마음으로 임하는 게 중요하다. 또 팀워크가 좋은 만큼 작가와 작곡가가 서로의 영역을 주제로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장면을 만들 땐 극작과 작곡 중 무엇이 선행되든 상관없다. 

 

극의 흐름과 넘버가 나오는 시점이 땡 하면 시작되고 땡 하면 끊기는 느낌이 있다. 등장하는 타이밍이 부자연스러운 음악들은 앞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수정해보자. 

 

곡이 길 때는 벌스(verse)만 있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귀에 꽂히는 후렴구를 넣어야 한다. “우주보육원~”이라는 가사로 반복적이고 매력적인 후렴구를 만든다면, 리프라이즈 부분에서도 이를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또 모든 가사에 멜로디를 붙이는 것 말고, 레치타티보로 표현하는 방법도 있다. 말과 노래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구성을 시도해서 재밌는 장면을 만들어볼 것을 추천한다. 이처럼 쇼 스토퍼가 될 법한 장면들이 작품의 생기를 더한다.

 

우주에 있는 별들을 등장인물과 연결시켜 의미를 부여해준다면 좋겠다. 예를 들어 “수성 같은 세연, 금성 같은 유설, 천왕성과 같은 용성” 등이 모여 우주보육원을 이룬다. 반짝이는 별들이 부르는 짧은 솔로곡들이 흩어진 조각보처럼 하나씩 나온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그들의 목소리가 웅장한 우주와 같은 합창곡으로 이어지고 확장된다면 감동을 자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음악뿐만 아니라 극작이나 무대미술로도 이러한 테마가 구현되어야 한다. 오세혁 연출가 또한 이에 동의하면서, “태양처럼 따뜻한 후원자님”과 같이 우주별의 각 요소를 조사해, 캐릭터들에 접목시킬 것을 제안했다. 

 

극 후반 수정된 부분 중에서 기차역에서 떨어질 뻔한 이듬을 세연이 붙잡아주는 장면이 있다. 이때 밝은 분위기의 음악이 나오는데,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다. 이듬과 세연이 노래하다가, 유설과 용성이 등장하는 부분이다. 대사나 가사가 전혀 즐거운 부위기로 전환되지 않는데, 어느 순간 비트가 빨라진다. 캐릭터의 차이만으로 관객에게 비트의 변화를 납득시킬 수 있을까? 이듬과 세연 두 사람의 액션을 상상해본다면, 밝은 노래와 어울리는 웃긴 장면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엉덩방아를 찧는다든가, 두 사람이 우스꽝스럽게 실랑이한다든가 하는 코미디적인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 그 후 브레이크가 걸리고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면, 신나는 음악도 어색하게 들리지 않을 수 있다. 혹은 세연과 이듬은 슬픈 노래를 부르는데, 유설과 용성은 다른 곳에서 다른 마음가짐으로, 같은 노래를 부른다는 설정을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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