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AIR13:For the love of the game>

뮤지컬 극작 멘토링

 

일정: 2022년 10월 19일(수) 17시 30분~19시 20분 
장소: 예술의 전당 내 카페
멘토: 오루피나 연출가
멘티: 김의연 작가, 정승혜 작곡가

 

오루피나 연출가는 주제를 잘 드러낼 수 있는 방향으로 각 캐릭터와 사건에 대해 조언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것은 ‘주인공이 겪는 고난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이다. 재희는 스스로 마이클 조던과 비견할 정도로 농구에 실력만큼이나 자부심도 뛰어나다. 아무리 중요한 경기라 해도, 인생 첫 패배를 했다고 해서 재희가 완전히 무너지게 될까? 주인공을 슬럼프에 빠트릴 만한 외부적 사건이나 내면의 동요를 일으킬 만한 사건을 더 그럴듯하게 만들어야 한다. 주인공에게 큰 사건을 주고, 그걸 해결하게 만드는 게 서사 작업의 핵심이다. 그러려면 먼저 캐릭터를 확실히 설정해두어야, 사건에 대한 인물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재희가 좀 더 목적지향적인 캐릭터라면, 패배했을 때 더욱 감정적인 타격이 클 것이다. 

 

주변 인물은 주인공이 성장하게끔 자극하거나, 주인공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선생님은 편견 어린 어른을 대표하는 캐릭터지만, 익살스러운 매력도 보여줘야 한다. 학생에게 욕만 하는 선생님은 매력이 없다. ‘농구를 하든, 하지 않든 넌 우리 아들’이라고 말하는 재희 부모님의 캐릭터가 특히 좋다. 주인공의 욕망 또한 ‘농구를 잘하고 싶다’에서 ‘재밌게 하고 싶다’로 바뀐다면, 작품의 주제와 주변 캐릭터들이 보다 매끄럽게 설정될 수 있다. 

 

규민은 현재 조연 같다. 분량이 아니라 존재감이 큰 투 톱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 재희 캐릭터가 서술적인 가사를 통해 드러난다면, 규민의 서사는 스토리텔링보단 비주얼과 음악으로 표현돼야 한다. 규민이 재희를 교화시키는 조력자 역할에 머물러선 안 된다. 두 사람의 감정적 교류가 있어야 하고, 규민이 재희를 자신의 콘서트장으로 불러들이면서 끝나는 방식보다는, 둘 다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하는 것이 좋다. 현실적인 10대 남자아이들끼리의 소통방식과 감성이 존재한다. 그걸 제대로 다뤄서 사실감 있게 표현한다면, 그 세대를 거쳐온 2030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 아니면 두 인물의 대화나 관계성이 논리적으로 타당해야 한다. 

 

극 초반부터 트라우마에 빠진 재희를 보여줘도 괜찮다. 장면이 시간 순서대로 흐를 경우, 너무 설명적으로 비친다. 꼭 필요한 장면들을 조각조각 만들어놓고,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장면들을 걸러낸 다음, 세련된 몽타주로 배열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작가에게 로그라인과 주제가 분명히 각인돼 있어야, 서사가 중구난방으로 흐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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