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7 어바웃

창의 특강2
어떤 이야기들이 영화, 드라마, 뮤지컬이 되나? 
소설 IP로 보는 콘텐츠 OSMU의 미래
일시: 2022년 9월 28일 오후 2시 40분~4시 10분
장소: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인재캠퍼스 303호
강사: 윤승일 고즈넉이엔티 이사 

 

 

고즈넉이엔티는 장르소설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콘텐츠 IP(Content Intellectual Property) 기업이다. 고즈넉이엔티 윤승일 이사가 이야기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로그라인을 어떻게 짜야 하는지, 어떤 설정이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지, 캐릭터는 얼마나 중요한지에 관해 강연을 진행했다.

 

좋은 로그라인에는 설정이 들어있다
할리우드에서는 로그라인 피칭 대회가 열린다. 몇 줄짜리 로그라인이 몇 억 원에 팔리는 사례들이 많다. 그만큼 잘 만든 로그라인의 가치는 높다. 고즈넉이엔티가 신진 스토리 작가 데뷔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는 작가들과 로그라인을 만들어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밤이고 낮이고 떠오르는 것을 던져서 그중 쓸 만한 로그라인과 설정을 찾아낸다. 그러한 작업이 반년에서 길게는 일 년까지도 걸린다. 영화 <조스>는 일 분 안에 투자를 끌어낼 만한 로그라인을 갖췄다. 물 공포증을 앓는 경찰이 상어와 싸워야 한다, 위험한 상어가 출몰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해수욕장을 개장해야 한다 등 좋은 로그라인에는 ‘설정’이 담겨 있다. 
그밖에 드라마 제작이 확정된 작품 중 좋은 로그라인을 갖춘 예로 『행복배틀』(작 주영하|  SNS에서 행복배틀을 겨루던 사립유치원 엄마의 죽음, 살인 사건을 추적할수록 행복했던 가정의 민낯이 드러난다), 『줌 인』(작 고도원| 사형 판결을 앞둔 연쇄살인범과 그녀를 상담한 범죄 심리전문가가 마지막 살인을 앞두고 필사적인 두뇌 싸움을 벌인다.), 『아무도 돌보지 않은』(작 변지안| 홀로 살아가는 9살 해나와 출소 후 해나의 계약 대행 엄마가 된 29살 여경, 아무도 몰라야 했던 그들에게 무서운 관심이 쏟아진다.), 『언노운 피플』(작 김나영| 이혼 후 3년 만에 귀국한 어느 여름, 딸이 사라졌다. 용의자는 바로 나를 키워준 부모!)를 들 수 있다. 이들 좋은 로그라인에는 주인공이 매력적이면서 흥미를 자극할 만한 설정이 담겨 있다. 

 

좋은 설정은 어디서 본 거 같지만, 한 번도 세상에 나온 적 없는 것 
기발하면서도 흔해 보이는, ‘이런 걸 아무도 안 썼다는 게 말이 돼?’라고 묻게 되는 설정이 있다. <수상한 그녀>가 그 예다. 제작 당시 아무도 큰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지만, 일본·동남아 등지에서 리메이크되어 대부분 흥행했다. 설정을 만드는 것은 우물을 파는 작업과 같다. 설정이라는 우물을 파놓으면 샘물처럼 거기서 저절로 스토리가 나온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올드 가드>(2020)는 사람이 죽지 않는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이러한 설정과 중세 때 횡행했던 마녀사냥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결합해,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버드 박스>(눈을 뜨고 세상을 보면 끔찍하게 변해버리는 괴현상에 인류는 종말을 향해 치닫는다. 그 지옥 같은 상황에서 두 아이를 지켜야 하는 맬러리의 극한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 역시 시즌2가 계획된 작품으로, 최신 스토리 설정 트랜드를 보여준다. <버드 박스>에서 인물들이 눈을 가려야 한다면, 시즌3 방영 예정인 <콰이어트 프레이스>에서는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한다. 이처럼 최근 영상화나 OSMU(one source multi-use)가 되는 이야기들은 설정에서부터 기막힌 핸디캡을 내포하고 있다. 

 

매력적인 캐릭터의 중요성
“좀비를 싫어하는 사람도 <워킹 데드>를 보죠. 그 이유는 캐릭터에 있다고 봅니다.” <워킹 데드> 시즌9 작가 겸 총괄제작자 안젤라 강이 한 말이다. 아무리 설정을 잘 만든다고 해도, 그 설정 안에서 움직이는 캐릭터들이 매력적인가를 항상 고민해야 한다. ‘비정상’ 캐릭터를 사랑받게 만들 수 있다면 가장 좋다. 예를 들어 『불편한 편의점』(작 김호연)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서울역 노숙자 출신이 편의점 야간 알바를 한다는 내용이다. 긴장감을 자아내는 캐릭터를 통해 몰입을 더할 수 있다. 

 

스토리를 상상하는 순간부터 더 이상 아무것도 떠올릴 수 없는 순간까지!
독자가 그다음 스토리를 상상해보는 순간이 있다. 그런데 아무리 상상해도 떠올릴 수 없다면, 작품을 계속 보게 된다. 이처럼 예측불허의 순간에 이야기의 힘이 폭발한다. 타고난 작가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깡패 같은 필력을 갖추지 못하더라도, 이야기를 잘 만들 수 있다. 자신이 쓴 이야기를 의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오징어 게임>도 <워킹 데드>의 초기 시나리오도 처음에는 퇴짜를 맞았다. 어떤 이야기는 세상에 나오자마자 여러 제작사가 붙어 억대에 팔리기도 하고, 분명히 좋은 이야기였는데 잊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가 몇 년이 흘러 갑자기 사겠다는 제작사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가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소홀히 대하거나 무시하거나,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해 포기할 필요는 없다. 신기하게도, 신진 스토리 작가 데뷔 프로그램을 거쳐 잘 성장한 작가들은 똑같은 말을 했다. “이거 내가 쓴 게 맞아요?” 멘토링과 피드백을 통해, 혼자서는 생각지 못한 산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목록으로